제목 | [칼럼]충치가 없는데 이가 시리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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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3.0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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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질 지각과민증 선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김선재 전문의
날씨가 추워지면 시린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이가 시리니까 충치가 생긴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어 오는데 검사해 보면 충치가 발견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충치가 있다고 해도 심각하지 않아서 충치로 인한 시림과 통증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치가 아닌데도 이가 시린 경우를 상아질 지각과민증이라고 한다. 지각과민증은 치아 과민증, 상아질 지각과민증, 치경부 지각과민증, 치근 지각과민증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있지만 상아질 지각과민증(이하 지각과민증)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지각과민증은 다른 병적인 원인과 별개로, 외부 자극에 대해 예리하고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치아가 일부 마모되어 그 속의 치수가 찬물이나 찬 음식, 심지어 겨울철 찬 공기에 의해 노출됨으로써 자극과 통증을 느낀다. 경우에 따라서는 뜨거운 음식에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온도자극 외에도 치아의 건조, 젓가락 같은 물질과의 접촉, 신 음료나 단 음식을 통한 삼투압 자극에 의해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지각과민증은 성인의 57%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며, 치주질환을 가진 경우는 60~98%에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치아는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법랑질(enamel), 그 내측인 상아질(dentin), 상아질에 감싸져 있는 치수(pulp)로 이뤄져 있다. 혈관과 신경을 가진 살아있는 조직이기에 찬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약간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찬물을 마신 후에도 시린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을 동반하면 더 이상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에도 통증을 느낀다면 지각과민증이 심해져 치아의 신경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경우로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시린이의 원인은 구강위생 불량 및 노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잘못된 양치습관도 큰 이유가 된다. 강한 힘으로 치아를 문질러 닦으면 약한 힘으로 닦을 때보다 치아가 더 깨끗하여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강한 힘으로 양치를 하면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닳아 없어지고, 내부의 상아질까지 노출될 수 있다. 좌우 방향으로만 하는 양치질은 치아의 마모를 부추겨 지각과민증을 악화시킨다. 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힘을 주어 위아래 방향으로 닦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도 지각과민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반복해서 산도가 높은 음료에 노출되면 단단한 치아 역시 부식이 된다. 탄산음료는 대부분 ph5 이하로 산도가 높아 치아를 부식시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탄산음료는 마시고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보다 물로 가볍게 헹구고, 시간이 지나 산성 성분이 가신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빨대를 이용해 음료를 마셔 치아에 음료가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보호하는 방법이다.
시린이 치료는 치아가 패이거나 상아질이 노출된 정도에 따라 다른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는 지각과민증을 둔화시키는 시린이 치약을 최소 3주 이상 사용하거나 약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시린이 전용치약에는 [potassium nitrate]질산칼륨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치아 내부의 신경이 자극에 약하게 반응하게 만든다. 약제를 이용한 치료는 치아 표면에 아주 얇은 보호막을 바르는 치료법으로 가벼운 치아마모에 효과가 있다. 단, 그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마모된 치아 표면을 재료로 메워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 치아의 마모가 심해 안쪽의 신경이 노출 된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보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과민성 치아에 대한 치료에서는 무엇보다도 신중하고 단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환자와 의료진간 신뢰 또한 중요하다. 시리고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신경치료를 하거나 크라운 등의 치료를 성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소중한 치아를 잃을 수 있다. 원인 및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