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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잘나가던' 의사·기업인 3형제 "고향 병원 살리겠다" 의기투합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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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親이 세운 대전 선병원 지방 의료허브로 도약시켜
의대교수·전문경영인·미국 치과의사로 서울과 미국에서 저마다 '잘나가던' 3형제가 의기투합해 지방 병원 발전을 이끌고 있는 대전 선병원의 스토리가 의료계에 화제를 부르고 있다.

선병원 건강검진센터가 특화한 1박2일 숙박검진에는 서울·경기에서 내려온 고객이 전체의 15~20%에 이른다. 서울의 고급 건진센터와 동일한 검사를 받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서비스는 일류 호텔급이라는 점이 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이 병원의 척추·관절센터에도 수술 환자 10명 중 한 명은 수도권 환자들이다. 지방 환자 3명 중 한 명꼴로 '서울 병원'에서 수술받는 한국적 의료현실(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2009년)에서, 서울→지방 역주행을 일으키는 선병원의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선병원의 도약은 설립자 선호영 박사(2004년 작고) 세 아들의 귀향(歸鄕)에서 시작됐다. 5형제 중 셋째 선승훈(51) 의료원장이 1990년대 초반 먼저 낙향의 테이프를 끊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씨티뱅크 임원이던 그는 "지방에 근사한 병원을 만들자"는 부친의 간곡한 부름을 받고 대전으로 다시 삶의 발길을 틀었다.

그는 당시 척박한 지방 의료문화에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켰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치대 출신의 넷째 선경훈(47) 치과원장은 형의 부름으로 1990년대 중반 미국 치과전문의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해야 했다. 홀로 '선치과'를 열고, 지난 15년 동안 교정·보철·구강외과 등 각 분야에 전문의 26명이 포진한 대학병원급 치과병원으로 키웠다. 민간 치과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서울에서도 임플란트나 교정수술을 받으러 환자들이 온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차남 선두훈(53) 박사는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출신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날리던 그였지만 "대전에 최신 수술법을 전파해달라"는 동생들의 애청 끝에 2001년 낙향해 매일 수술실을 지키고 있다.

3형제의 꿈은 미국의 메이요(Mayo) 클리닉 같은 병원을 지방에 만드는 것이다. '메이요'는 미 중북부 미네소타주에 있는 민간병원이지만, 전 세계 환자들이 찾아오는 미국 최고 병원 중 하나다.

선승훈 의료원장은 "KTX 때문에 지방 환자가 서울로 다 빠져나간다고 걱정하는데 우리가 열심히 하면 거꾸로 서울 환자가 KTX 타고 지방으로 대거 오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12월23일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